<​  문래동 하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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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더지가 만든 바나나빵은 그동안 쥐들이 먹어왔던 길거리의 바나나빵들과는 많이 달랐다. 빵의 표면에서는 마치 핏줄과 같은 섬유질이 꿈틀거렸고, 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갓 태어난 생명체에 더 가까워 보였다.

여왕쥐는 밀폐 용기의 뚜껑을 열어 덥썩 그 수상한 바나나빵을 물어 삼켰다. 그러자 버려진 소파의 썩은 스펀지 맛이 여왕의 혈관을 타고 온 몸으로 번져나갔다. 잠시 후 빛나는 황금색의 바나나 껍질이 여왕의 털을 감싸 자랐고, 곧 여왕은 어두운 점들과 갈색 물결 무늬로 얼룩진 거대한 알이 되었다.

 

여왕이 신성한 힘을 얻었으니, 그 왕국의 쥐들도 더이상 그저 보통의 쥐가 아니었다. 쥐들은 그 신성한 힘으로 이제 자신들의 운명을 바꿀 어둠의 시대가 다가왔음을 직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