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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6.
쥐 혁명

Description

​<Doohee kim, 쥐 혁명,  Cyanotype of pendrawing, 117x80cm, 2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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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혁명 (Sound track)SA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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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쥐 혁명 >

작품설명

어느 날 갑자기 인간들의 머리에 하나둘씩 바나나 열매가 열리더니, 바나나 질감의 쥐 머리를 한 돌연변이 좀비로 변태하기 시작했다.

‘바나나빵’을 먹은 쥐를 통해서만 전염되는 좀비 바이러스가 발병한 것이다.

 

아직 좀비가 되지 않은 우주의 모든 생물들이 쥐를 경멸하기 시작하자 바나나빵 공장에서 나고 자란 쥐들은 정말로 억울했다. 바나나빵이 주식일 뿐인데, 왜 우리가 밥을 먹었다는 이유로 박멸 대상이 되어야 하는 거지? 오히려 그런 문제 있는 바나나를 키운 인간의 잘못 아닌가? 그리고 그런 문제 있는 바나나로 빵을 만든 인간이 더 문제인 것 아닌가?

 

“이 좀비 바이러스가 발병하기 훨씬 전부터 수백년 동안 인간들은 얼마나 우리 쥐들을 멸시하였는가! 그깟 인간들이 좀비가 되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오히려 더 열심히 바나나빵을 먹고 더 열심히 바이러스를 퍼트려서 인간들을 멸종시켜버리고 쥐의 세상으로 만듭시다!”

 

이 대 혼돈 속에서 어느 쥐 한 마리가, 화가 잔뜩 난 쥐 군중들 앞에 마이크를 잡고 섰다.

그는 빵 공장의 빵들도 언젠가는 동이 날 것이고, 바나나빵을 만들어낼 인간들이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멸종하게 된다면 더 이상의 바나나빵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란 걸 알고 있다. 그래서 먹는 순간 끝나버릴 순간의 행복보다는 언젠가 또 먹을 수 있다는 ‘행복의 가능성’을 위해, 빵은 이제 냄새로만 먹자고 외친다.

수줍음이 많고 목소리가 작은 이 쥐는 생각의 정리가 많이 필요한 무거운 말 대신, 가슴에서 터져 나오는 노래로 화난 쥐들을 선동하며 신명나는 혁명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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